Sunday, May 4, 2008
살라미스 해전 - 아르미안의 네딸들
여동생이 순정만화를 자주 빌려봤다.
왜 이런걸 빌려오냐고 구박하면서도 본전을 뽑기위해 나도 같이 읽곤했다.
그러나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순정만화는 없었다.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보기전에는...
대학교 2학년때 써클룸에 있는데 여자애들이 독수리만화방에서 아르미안의 네딸들을 빌려왔다.
무슨 대학생들이 만화책을 보냐고 구박했더니, 여자애들이 읽어보라고 강권한다.
난 잘 모를땐 확인하기위해 꾹 참고 시키는대로 하는 경향이 있다. 뭔가 있으니까 권하겠지...
글씨가 워낙 많은지라 힘겹게 읽고있는데 여자애들은 벌써 다 읽고 반납해야한다고 한다.
신화와 격동하는 역사가 얽힌 엄청난 스케일에 완전 빠져서 결국은 내가 다 읽고 반납하기로 했다^^
이 만화는 살라미스해전(BC480) 전후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있다.
페르시아, 아테네...
페르시아의 키로스대왕(성경에 고레스)은 종주국인 메디아를 뒤엎고 대제국을 건설한다. 페르시아 이전에도 히타이트, 앗시리아, 바빌로니아등 비교적 큰 제국은 있었다. 그러나 이전 제국들은 정복지를 다스리기보다 때가되면 나타나서 세금을 걷어가고 말안들으면 군사력으로 박살내는 한마디로 깡패국가였다. 페르시아는 최초로 광대한 정복지를 행정구역에 포함시키고 총독(satrap)을 파견시켜 다스린다. 진정한 의미의 최초의 제국이다.
키로스의 아들 캄비세스는 이집트원정에서 병사하고 한때 상당히 혼란한 시기가 있었다. 그것을 평정한 사람들이 다리우스, 오타네스, 그리고 나머지 5명...
그중 다리우스가 왕이 되는데 키로스대왕과 같은 아케메네스가문이라는 이유로 왕으로 추대된것이 아니다. 누가 왕이 될지 정하기위해 경주를 했는데 다리우스가 이겼다고한다.
그러나 오타네스는 이 경주에 참여하지않고 누가 경주에 이겨서 왕이되든지 그에게 지배당하지않을 권리를 부여받았다.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BC484 ㅡBC425)의 "역사"에 나오는 오타네스의 연설이다.
"동지여러분, 이렇게 된 이상 추첨에 의해서 정하든, 혹은 페르시아 국민들로 하여금 선택케 하든, 아니면 그 밖의 다른 방법을 쓰든 여하튼 우리들 중 한 사람이 왕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 같소. 그러나 나로서는 그대들과 왕위를 다투고 싶은 생각이 없소. 나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기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지배받기도 싫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나는 지배자의 지위는 단념하겠지만, 단 거기에는 조건이 있소. 그것은 나는 물론 내 자손 대대로 그대들 가운데 어느 누구의 지배도 받지 않겠다는 것이오"
7명이 대등했었는데 그중 다리우스가 왕이 되었으므로 초기에 왕권은 비교적 약했을테고 다리우스왕은 나머지 6명에게 함부로 할수 없었으리라.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의하면 그중 한병이 왕을 만나러갔다. 시종이 왕이 왕비와 동침중이라 만날수없다고 했다. 시종의 말을 거짓말이라 생각했는지 그의 코와 귀를 베어버리고 들어가보니 왕망하게도 왕은 정말 동침중이었다.
다리우스왕도 함부로 할수없는 사람이기에 심각한 회의가 열렸고 결국 처형당한다.
어찌했던 오타네스는 왕에 필적할만한 권력을 갖는다. 오타네스 가문과 다리우스왕가는 계속 혼인으로 맺어진다.
대제국 페르시아의 2인자 오타네스의 외아들 "리할"이 첫째딸 레마누의 운명의 상대이다.
호전적인 다리우스왕은 BC 490년 아테네를 침공한다.
스파르타에 구원을 요청하나 스파르타는 무슨 종교행사중이어서 못돕는다고 통보한다. 핑계가 아니다 그리스애들은 원래 그렇다. 혼자서 싸우게된 아테네는 예상을 뒤엎고 마라톤전투에서 두배가 넘는 페르시아군을 참패시킨다. 스파르타가 종교행사를 끝내고 불이나케 달려왔을땐 이미 전투는 끝나있었다.
페르시아는 복수를 다짐한다.
다리우스의 아들 크세르크세스(성경에 아하수에로, 재위 BC 485∼BC 465)가 왕위에 오른다.
그가 두째딸 "와스디"의 운명의 상대...
BC 481년 백만대군을 이끌고 그리스를 침공한다.
아테네의 테미스토글레스는 육지를 버리고 섬으로 이주, 해전에 모든 운명을 건다.
아테네의 도시와 신전은 페르시아군에 의해 불태워지고 나중에 이것을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 정복의 명분으로 삼는다.
테미스토글레스의 계략에 빠진 페르시아의 해군은 대군을 활용할수없는 좁은 살라미스로 진격하게 되고, 그리스 해군에 의해 그야말로 박살이 난다.
해전에서의 패배는 바다로 운반되는 백만대군의 보급 차단을 의미한다. 크세르크세스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갈수밖에 없었다.
페르시아는 이기면 당연하고 지면 망신인 전쟁에서 두번이나 패하고만다.
이후 테미스토글레스의 영향력은 상상할수 있으리라. 그런데 억울하게도 이 구국의 영웅은 도편추방된다.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기때문이다.
그 다음의 실권자가 아테네의 황금기를 연 페리클레스(BC 495?∼BC 429) 이다.
3째 "아스파샤"의 운명의 상대...
네딸중 "아스파샤"만이 확실한 역사적 실존인물이다.
와스디는 성경에 나오니 실존인물일수도 있으나 확인할 길은없다.
왕후 와스디가 처형되고 에스더가 크세르크세스의 다음 부인이 되었다고 구약 에스더서에 묘사되어 있다. 그래서 공부많이한 만화가 신일숙은 에스더도 이 만화에서 잠깐 언급한다.
페르시아가 배경이 되는 에스더서나 다니엘서를 읽어보면 성경의 역사적인 진실성을 의심하게 된다.
페르시아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종교에 상당히 관대했는데 성경에서 묘사된 페르시아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다. 게다가 크세르크세스의 부인이 마치 하나밖에 없는것처럼 그려지고있다.
어찌했던, 아르미안의 네딸들의 중반까지는 정말 완벽했다.
그러나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순정만화의 전형적인 패턴인 "순정"을 여실히 드러낸다. 중반까지 너무나 많은 일을 벌려놔서 거의 수습불능인것을 "순정"으로 해결한 느낌도 있다.
현실에 존재하지않는 일편단심의 남녀들이 희생으로 모든 일을 해결한다.
여성들이여 꿈깨고 현실에 적응하라.
순정만화와 하인틴로맨스를 읽으며 꿈속에서 살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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